40년 만에 일어난, 국가들의 경제적 위상의 상전벽해

-망국적인 최저임금 수준을 우려한다-

김대호 승인 2022.07.15 16:51 의견 0

2022년 세계 주요국 GDP를 하나의 원판에 표시한 그림을 봤습니다. 지구 전체의 GDP는 총 103조 달러인데, 한국이 1.8T(1조 8천억달러), 프랑스 2.9T, 영국 3.4T, 독일 4.3T, 일본 4.9T, 미국 25.3T, 대만은 0.84T 입니다.

1990년 일본의 GDP는 미국의 52%였고, 당시 GDP 3위, 4위, 5위 하던 독일 영국 프랑스 셋을 합친 것 보다 많았고, 한국의 11배 였습니다. 이 표를 보면 정말 격세지감, 상전벽해 입니다.


인구를 보니 2021년 기준 미국은 3.348억, 일본 1.256억, 독일 0.839억, 영국 0.685억, 프랑스 0.656억, 한국 0.517억, 대만 0.236억 입니다. 1인당 GDP는 각자 암산을 하시길.


그런데 생산성 낮은 산업•기업을 갈아없애는 맷돌이요, 생산성 낮은 근로자를 잘라내는 전기톱인 최저임금 수준을 함 볼까요? 한국의 2023년 연봉 환산 최저임금은 2,412.7만원(시간당 9,620원) 입니다. 여긴 주휴수당은 포함되지만 퇴직금 8.33%(12개월에 1달치)는 불포함입니다. 일본은 187.4만엔(2020년), 미국 15,080달러(아마 10년째 동결 일겁니다), 영국 18,434파운드, 프랑스 18,655유로, 독일 18,940유로 입니다. 원-엔, 원-유로, 원-달러는 각자 어림셈을 해 보시길. 그런데 이는 2021년 기준입니다.


2021년과 2023년을 비교하면 안되는데, 이 나라들은 최저임금을 함부로 안올리니, 올려봤자 2년 합쳐도 5%도 안 올릴겁니다. 미국은 아마 15,080달러 그대로 유지할 겁니다. 그러니 비교 시점이 좀 달라도 비교할 만 합니다. 한마디로 한국의 최저임금은 거의 세계 최고 입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1인당 GDP는 한참 떨어지고, 고용은 엄청나게 경직된 나라인데, 최저임금만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라는 겁니다.


한국이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고령자, 저학력자, 미숙련자, 장애인 등)을 얼마나 무식하고 잔혹하게 내쫓는(다루는) 나라인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기업, 공공기관, 정부 등 거대한 공공부문이나 독과점 대기업의 허드렛 일을 하시는 분들은 생산성이 한참 떨어져도 최저임금 법에 따라 임금 대폭 올려줬을 겁니다.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크게 본 분들은 문정권이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할 겁니다.

그런데 이들이 받는 임금은 국민 세금(예산)이나 독점 요금이 원천이기에 본질적으로 민간부문을 약탈한 겁니다. 미국의 최저임금이 낮은 것은 저임금자를 양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산성은 낮지만,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존엄을 보호하기 위해서 입니다. 당연히 생산성이 높은 사람은 시장원리를 통해서 임금이 올라 갑니다. 그러면 기여, 공헌이 많은 사람(고생산성 근로자)을 제대로 대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게 안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이 개방되면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일본과 대만의 임금이 많이 낮고, 미국은 꼭 필요한 인력만 이민으로 받으려 하니, 감내하는 수밖에!!


한국은 좋은 일자리의 처우와 기대 수준이 너무 높으니, 다시말해 공무원, 공공기관, 대기업, 규제산업, 면허 직업 등 좋은 일자리가 많이 공급될래야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과 고학력 취준생(고시공시생)들이 알바(단순노동)를 뛰며 최저임금을 받다 보니, 아마 이들의 이해와 요구가 무리한 최저임금 상향의 동력이 되었을 겁니다. 일종의 정거장을 스쳐가는 사람들의 마인드와 고학력 청년 알바 마인드가 비슷할 겁니다. 당연히 이들은 최저임금의 일파만파 파장을 알리가 없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공동체 의식도 아예 없으니 알아도 모르쇠 할 겁니다. 문정권은 이런 청년 대중의 열망을 받지 않을리가 없지요.


2010년대 초에 불평등 양극화 일자리를 주제로 하는 토론회에서 (문정권에서 한 자리를 했던) 많은 진보 학자/논객들을 만났는데, 이 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최저임금 급상향과 한계 기업 정리를 주장했습니다. 시장 원리, 즉 수요와 공급, 고생산성-고임금, 저생산성-저임금이라는 원리로 임금을 끌어올린다는 개념이 장착되지 않는 자들로, 거의 강단에서만 놀던 자들이었습니다. 그 때도 지금도 그 자들의 짧은 생각의 길고 잔혹한 폭력에 치를 떱니다. 이제 그들은 정년 퇴직해서 월300~400만원의 사학연금이나 공무원연금을 받으며 음풍농월하면서 잘 살고 있을겁니다. 자신의 가설(정책노선)의 긴 파장/효과를 추적하지 않으니, 성찰반성이 있을 리가 없을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사회적 약자 편에 선 진보 경제/사회/노동 학자라고 짤짤이 치고 있을 겁니다.


건물이나 시설은 손상시키지 않고, 소리없이 사람만 죽이는 중성자탄이 1980년대 꽤 유명했는데, 최저임금이 정확히 그렇습니다. 초저출산을 초래하는 주요 이유가 100가지가 넘겠지만, 적어도 2017년 이후에는 최저임금 요인이 최소 30%는 되지 않을까 합니다.

세계 주요국 GDP를 보니 불과 40년 간 큰 전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이대로 가면, 특히 정치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그 운명은 불을 보듯 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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