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이상 공천제한이 정치개혁이라니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나오는 가장 한심하고 구역질나는 논의 중 하나가 ‘3선 이상 공천 제한’

사회디자인연구소 승인 2019.11.05 11:02 의견 0

 

¶글쓴이 : 주동식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나오는 가장 한심하고 구역질나는 논의 중 하나가 ‘3선 이상 공천 제한’

-한국 정당정치의 가장 본질적 위기는 유권자들 선택권을 다양한 방식으로 왜곡, 훼손하는 것

-군소 정당이 협상 대상이 되고, 그들에게 이런저런 정치적 이권을 안겨주는 게 민주주의인가

 

 

지지율 안 오르는 한국당, 인적 쇄신·보수통합 카드 놓고 저울질

 

나는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나오는 가장 한심한 논의 가운데 하나가 ‘3선 이상 공천 제한’이라고 생각한다. 좀 심하게 표현하자면, 그 저열함에 대해 구역질이 날 것 같다.

 

전형적으로 ‘악에다 악을 더하는’ 방식이다. 왜,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정당의 몇몇 실력자(?)들이 제한하나? 솔직히 말해서 정당의 대표니 뭐니 하는 인간들도 제대로 유권자나 당원의 선택을 받아서 그 자리에 올랐다고 볼 수도 없는 게 사실 아닌가.

 

지금 한국 정당정치의 가장 본질적인 위기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택권을 다양한 방식으로 왜곡 훼손한다는 것이다.

비례대표의 1, 3, 5, 7, 9 공천을 무조건 여성에 할애한다는 불문률이 대표적이다. 도대체 왜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몇몇 허접한 인간들이 밀실에서 대리한다는 것인가?

 

비례대표 확대를 전제로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실상 유권자들의 선거권 박탈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 점에서 비례대표 확대를 전제로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실상 유권자들의 선거권 박탈이나 마찬가지이다. 유권자가 자신이 선거한 결과가 어떻게 반영될지조차 미리서 알 수 없는 선거제도가 도대체 말이 되나? 원칙대로라면 비례대표제 자체를 없애는 게 맞다.

 

잡다한 군소정당이 난립하는 다당제가 바람직한 것처럼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심한 소리다. 소수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 자신들의 정치 컨텐츠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면 유권자들과 보다 철저하게 밀착해서 설득하고 조직해서 승부를 봐라. 그러면서 다수당의 위치를 노려야 한다. 그 짓도 못하면서 선거법을 고치는 편법으로 의석을 차지하겠다?

 

현재 선거법의 한계 때문에 불리하다면 보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서 승리하는 방법을 제시해라. 경쟁의 제한으로, 꼼수로 이익을 볼 생각하지 말고. 즉, 보다 많은 경쟁의 도입이 문제 해결의 대안이어야지, 그 반대여서는 안된다는 얘기이다.

 

다당제가 선이라는 것도 정치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주장이라고 본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리더십 창출 프로세스이다. 리더십이란 결국 결정하는 힘과 권위이다. 어느 당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고, 어떤 결정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게 민주주의인가?

 

그런 방식으로 다당제가 되어서 어떤 사안을 놓고 군소 정당이 협상의 대상이 되고, 그들에게 이런저런 정치적 이권을 안겨주는 게 민주주의인가? 가장 전형적인 협잡 아닌가? 다양한 정치적 가치가 반영되는 게 아니라, 어떤 정치적 가치도 제대로 반영될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방식으로 정치적 기생충 노릇을 하는 가장 전형적인 정당이 정의당 아닌가? 나는 정의당은 존재 자체로 혐오감에다 기생충이라고 본다.

 

다양한 정치적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려면 차라리 현행의 까다로운 정당 등록 요건을 완화하고, 현직 국회의원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선거법을 바꾸는 게 맞다.

 

우리나라 국회 임기가 바뀔 때마다 의원 교체율이 48%에 이르는 것으로 들었다. 전세계에서 이렇게 높은 교체율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물갈이가,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나? 왜 계속 사람은 갈아치우는데, 왜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소리는 계속 나오나? 한마디로 엉터리로 물갈이를 했다는 얘기 아닌가.

 

공천 혁신? 황교안이 밀실에서 하는 공천은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사실, 황교안이나 그 누구에게 맡기더라도 그런 식으로는 공천 혁신은 불가능하다.

 

유일한 공천 혁신은 당비 월 1만원 이상 내는 당원들을 중심으로 당원 구조부터 개편하고, 그 당원들에게 각 지역위원회의 공천권이 주어지는 방식에서 시작된다. 그런 방식을 통해서 비로소 당내에서 정치 컨텐츠의 유통이 시작되고, 비로소 리더십 창출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런 접근이 새정치의 출발이다. 안철수가 새정치 한다고 떠들다가 결국 몰락한 게 새정치가 뭔지를 단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철수가 하면 새정치,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건 헌정치’라는 식이었으니 그게 먹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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