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의 동지·친구·선배·후배들에게

-개혁할 것은 검찰이 아니라 현대의 제왕인 대통령 및 정당과 ‘우리 운동권’들의 낡은 생각

사회디자인연구소 승인 2019.10.17 10:12 의견 0

-민주화운동 동지들이 파렴치한 위선자요, 부정비리 백화점인 조국 수호한다며 검찰개혁?

-조국 부부 계좌 추적과 휴대폰 압수도 기각. 권력 이용한 수사 방해와 축소·부실수사 우려

-개혁할 것은 검찰이 아니라 현대의 제왕인 대통령 및 정당과 ‘우리 운동권’들의 낡은 생각

 

 

이 글은 70~80년대 학생운동 출신들이 문재인 정권 및 조국 일가의 비리를 적극 옹호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등 과거의 동지들이 뜻을 모아 작성한 것입니다. 이들은 이 글의 취지에 동의하는 70~80년대 민주화운동권 동지들의 뜻을 모아 연명으로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편집자>

 

솔직히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민주화운동에 청춘을 바쳤던 동지들, 친구들, 선후배들이 서초동에 모여, 파렴치한 위선자요, 부정비리 백화점인 조국을 수호하겠다며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외치는 이 기괴한 광경을!! 이 땅의 민주와 자유, 정의와 진실을 위해 청춘을 바쳤던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과잉수사요, 가족인질극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런데 조국 일가는 자녀 입시·학사비리, 사모펀드, 웅동학원, 증거인멸, 국회위증 등 중대한 부정비리 혐의가 너무 많고, 핵심 관련자도 조국 본인과 딸, 부인, 동생, 제수, 조카, 모친 등 너무 많습니다. 게다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어, 검찰이 행여 봐주기 수사라도 하면 국회에서 특검 요구가 터져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 임명 당시(2019.7.25)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 수사’하라는 문대통령의 당부가 아니더라도,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않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기에, 지금 검찰의 수사 행태는 함부로 매도할 일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조장관 부부의 금융거래 내역 파악을 위한 계좌 추적 영장을 법원이 수차례 기각하고, 수사에 필수불가결한 조장관 부부의 휴대폰 압수 영장도 기각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걱정할 것은 과잉 수사가 아니라, 권력을 이용한 수사 방해와 축소·부실 수사입니다. 백보 양보해도 최근 2년 여 간, 이른바 적폐 수사 과정에서 보인 검찰의 무리한 수사 행태에 대해, 적폐로 몰린 적폐인사들이 죽음으로 항의했지만, ‘조국수호’자들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과잉수사’ ‘가족인질극’ ‘검란’ ‘위헌적 쿠데타’ 주장 등은 내로남불의 전형이자, 명백한 수사 방해입니다.

민주화운동에 청춘을 바친 사람들은 노선, 진영, 정당을 초월하여 신상필벌(信賞必罰), 법 앞의 평등, 법치주의, 일관성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겼습니다.


문대통령이 조국 장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 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면서 임명을 강행한 것도 내로남불의 전형이자 상식에 대한 도전입니다. ‘조스트라다무스’로 불리게 만든 조국의 그 많은 트위터 발언은 접어두더라도, 문대통령의 ‘내로남불’은 짚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6년 12월 7일 문재인은 박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세상에 ‘범죄자 대통령’이 하루라도 더 대통령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더 반(反)헌법적인 게 어디 있는가”라고 주장하며 즉각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2000년 6월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가 수백 차례 열렸습니다.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총리, 장관, 고위공직 후보들이 인사청문회 이전 또는 도중에 자진 사퇴하거나, 지명 철회 되었습니다.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어서가 아닙니다. 자녀나 본인의 학사, 입시, 병역 비리, 부동산 투기 혐의나 과다 수임료 등 널리 퍼진 관행이거나 사소한 도덕적 결격 사유 한두 건으로 낙마 했습니다.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래 근 20년 동안, 그 어떤 공직 후보도 조국장관만큼 다양하고 심각하고 온 가족이 다 관련된 부정비리 혐의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조국 장관이 파면되지 않으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어렵게 정착시킨 인사청문회제도가 완전히 무력화됩니다. 불법성 여부는 3심 재판을 거쳐야 확정되기에 그 어떤 중범죄 혐의자라도 공직 임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조국수호’자들이 고창하는 검찰개혁도 그 내용, 방향, 주체, 시기 모두 심각한 우려의 대상입니다. 문정부와 민주당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를 주장합니다. 하지만 범죄 단죄, 인권 보호, 경찰및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 등에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공수처 법안대로라면 지금 하는 검찰수사는 대통령의 입김이 월등히 강한 공수처로 이관되어 유야무야됩니다.

 

다양한 검찰개혁 방안이 있고, 깊이있는 숙의가 필요한데, 확실한 것은 근본적인 검찰개혁 방안은 국회 입법이 필요하며, 대통령령이나 장관 지시로 할 수 있는 개혁은 극히 제한적이고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확실한 것은 중대 범죄 피의자인 법무부장관은 ‘이해상충’으로 인해, 행정명령과 장관 지시로 할 수 있는 소소한 개혁조차도 수행하기에 가장 부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수사 방해로 인식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민주화운동에 청춘을 바친 사람들은 운동 노선의 차이나 소속 정당·캠프의 차이로 인해 격렬하게 다툰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선, 진영, 정당을 초월하여 신상필벌(信賞必罰), 법 앞의 평등, 법치주의, 일관성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겼습니다. 겉과 속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자를 경멸했습니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기준을 맘대로 바꾸는 ‘내로남불’도 극도로 혐오했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칼을 쥔 권력자를 보호하는 논리가 아니라, 권력의 칼부림 앞에 벌거벗은채 노출된 보통 시민을 보호하는 논리라는 것도, 박근혜-최순실이 경제공동체라면, 조국-정경심은 그 보다 더 강력한 부부공동체(일심동체)이기에, 부인의 범죄와 남편이 무관하다고 믿을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도 상식입니다. 그런 점에서 ‘조국수호 검찰개혁’ 시위가 당혹스러운 것은 지난 시절 그 격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던, 우리 사회가 공유해온 상식, 원칙, 공준을 왕년의 민주투사들이 앞장서서 파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운동에 청춘을 불살랐던 동지들! 역사상 처음으로 살아있는 권력의 부정비리를 파헤치는 검찰을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과 몇 만 시위대의 위세로 겁박하여 수사를 중단시키려는 짓은, 민주화운동에 청춘을 바친 사람들이 가장 혐오하는 관변, 어용 시위대의 반민주적이고, 몰상식적이고, 비양심적인 폭거 아닙니까? 우리가 수호해야 할 것은 조국이 아니라, 민주, 자유, 법치, 정의, 공정, 공준, 상식입니다.

 

개혁해야 할 것은 모처럼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찰이 아니라, 현대의 제왕인 대통령 및 정당과 이를 지배하는 우리 운동권들의 낡은 생각입니다. 민주화운동 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 조장관과 대한민국에 절망하는 젊은이들에게 보편 이성과 양심의 소리를 들려줍시다. 기회와 희망의 사막에 내던져진 우리 아들딸들에게 대한민국이 여전히 살만한 나라, 아직은 희망이 있는 나라라는 확신을 갖게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진정한 권력기관 개혁 방안이 무엇인지, 우리 푸른 청춘 시절처럼 치열하게 토론하여 우리의 경륜이 듬뿍 묻어나는 국가대개혁 방안을 내놓읍시다.